"1998년 이후 인간활동이 지구에 가한 에너지 '원폭 27억 개' 폭발 규모"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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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이후 인간활동이 지구에 가한 에너지 '원폭 27억 개' 폭발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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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5 11:42:51 | 수정 : 2018-10-25 16: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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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호 박사, "찜통지구 임계점 넘으면 위험"…24일 경희대서 기후변화 토론회
자료사진, 기상청이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한 올해 8월 3일 오전 한반도 주변 해수면의 온도가 북회귀선 부근의 해수면 온도와 비슷한 검붉은 색으로 띠고 있다. 지구의 대기 환경 정보와 해수면 온도 지도를 미국해양대기청(NOAA) 자료를 토대로 제공하는 '어스널스쿨(Earth Nullschool) 연구소'에 따르면 지도의 검붉은 색과 보라색 계통은 28~31도, 주황색과 붉은색은 23~28도를 나타낸다. (어스널스쿨 연구소=뉴시스)
올해 기록적인 폭염을 계기로 지구온난화 대응 인식이 바뀌는 분위기다.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기후변화의 과학과 정치'란 제목의 토론회에서는 변화하는 기후로 인해 인류의 삶이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기후가 사회 체제의 주요 변수로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인류가 생존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환경보호가 절대적인 과제라는 지적이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조인원 경희대 총장은 "산업문명이 만들어지는 가운데 '문명'이란 엔진의 부작용으로 지구적 차원에서 폐해가 발생한다"며, "기후변화는 이제 체제 문제인 동시에 삶의 가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지낸 조천호 박사는 "인류 문명은 알맞은 기후 조건을 만난 덕에 일어난 우연한 사건이다. 홀로세를 지배했던 조건이 인류 문명을 위한 유일한 조건이다. 이것이 우리가 홀로세를 지켜내야 할 절박한 이유"라며 첫 번째 발제를 시작했다.

그는 1750년 산업혁명 이후 인구·국내총생산·에너지 이용량·물 사용량·종이 생산량 등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탄소·질소·메탄 역시 급격히 증가하고 지구 표면 온도가 오르고 오존층이 파괴됐고 해양 산성화가 심화하는 등 지구 체계에도 변화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이한 점은 인구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작지 규모가 늘지 않았는데 이는 비료 사용량이 늘면서 단위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절대 좋은 게 아니다. 결국 질소가 해안에서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온도 조건이 맞으면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같은 충격이라도 급소를 맞으면 즉사하는데 인간이 지구의 급소를 건드리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공기 알갱이 100만 개 가운데 125개가 이산화탄소인데 이는 1초에 히로시마 원자폭탄 4개가 폭발하는 규모다. 1998년 이후에는 27억 개의 원폭이 폭발했다고 본다"며, "인간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지구체계의 한계가 위험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연스러운 생물멸종율은 100만 종당 1종이지만 현재는 1년에 100종 정도가 줄고, 75%가 한계치인 숲 면적은 64%로 줄어 인류에게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공장에서 생산하는 질소의 양이 뿌리혹박테리아가 만드는 것보다 많아서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지구위험한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폭염이다. 2003년 유럽을 강타한 폭염으로 프랑스에서만 1만 5000명이 사망했고, 2010년 러시아에서는 폭염으로 약 5만 5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조 박사는 폭염이 연이어 발생하면 인명피해에서 그치지 않고 안보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본관에서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이 주최하는 '기후변화의 과학과 정치'란 제목의 기후변화 토론회가 열렸다. (뉴스한국)
그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제트기류가 사행하고 속도가 느려지면서 고기압성 순환 지역은 폭염이 기승을 부렸고 저기압성 순환 지역은 폭우가 내렸다. 폭염이 발생한 곳이 러시아 밀밭 지역이라 가뭄이 발생해 곡물 생산이 20% 감소했고 이에 러시아는 결국 밀 수출 중단을 선언했다"며, "이후 식량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튀니지를 시작으로 이집트·시리아 등에서 항의가 이어져 혁명이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이들 지역 중 독재 정권이 무너진 곳도 있지만 시리아 내전은 올해로 7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600만 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조 박사는 지구온난화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 가뭄이 발생한다면 이는 우리에게 배고픔을 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블랙커피 1kg을 생산하는데 130kg의 물이, 쌀 1kg을 경작하는 데는 2500kg이 들고 돼지고기 1kg을 얻는 데는 600kg, 소고기 1kg을 먹으려면 1만 5000kg의 물이 필요하다"며, "많은 식자재를 수입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대한민국은 우리 땅에서 나는 물로 먹고 사는 게 아니라 외국 물 덕을 본다. 결국 식재료를 수입하는 나라에 가뭄이 들면 우리가 배가 고플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인구는 14억여 명, 인도 인구는 13억여 명인데 여름 몬순 체계의 주기나 강도가 변한다면 이에 의존해 농작물을 키우는 이들에게는 엄청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 박사는 임계치를 넘어 지구가 뜨거워지면 지구 스스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대기에 있는 탄소보다 더 많은 탄소를 보유하는 영구동토층이 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고위도 온도가 올라가면 동토가 녹아 탄소를 배출하면서 지구를 스스로 뜨겁게 데울 수 있다"며, "찜통지구로 빠지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적인 기온 변화는 1만 년에 약 섭씨 5도 상승에 불과했지만 인간활동에 의한 기온변화로 인해 10년 만에 약 섭씨 1도가 올랐다고 꼬집었다.

이달 초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장 이회성)' 48차 총회에서 신기후체제 협상의 주요 근거자료로 활용할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최종 승인했다. 이 보고서는 2010년과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최소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순 제로(Net-zero)' 배출을 달성해야 한다고 밝힌다. 2050년에는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조 박사는 "이산화탄소를 단순히 줄이자고 할 게 아니라 사회 체계를 개조해야 저탄소 세상을 완성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사회 체계를 만들고 경제 활동을 한 후 지구를 보호했지만 앞으로는 이와 정반대로 지구를 보호하는 한계를 정하고 이에 맞춰 사회 체계를 만들고 경제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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