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막는 핵심 방법, ‘신고→가해자 처벌→피해자 보호' 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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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막는 핵심 방법, ‘신고→가해자 처벌→피해자 보호' 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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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2-08 15:48:01 | 수정 : 2015-02-08 16: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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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아동학대 사건 무료법률 지원한 한국여성변호사협회 회장 이명숙 변호사 인터뷰
아동학대를 당하다 목숨까지 잃은 아이들의 죽음에 대해 우리 사회는 참 관대했다. ‘설마 부모가 정말 죽이려고 했겠느냐’며 살아 있는 가해 부모의 편에 서서 죽은 피해 아동의 고통을 재단했다. 하지만 더 이상 아동학대의 죄를 가볍게 물어 가해자를 솜방망이 처벌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울산 아동학대 사망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가해자인 의붓어머니 박모 씨의 살인죄를 인정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지속적으로 학대를 하다 피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를 ‘살인’으로 인정한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었다. 대개 ‘상해치사’나 ‘과실치사’정도만 인정했다. 이 사건의 무료법률지원을 맡은 한국여성변호사협회 이명숙 회장은 법원이 가해자에 대한 ‘살인죄’를 인정함으로써 아동학대 문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명숙 한국여성변호사협회 회장
법원이 울산 아동학대 사망 사건 가해자에 대해 ‘살인죄’를 인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검찰의 인식 차이 때문이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무료법률 지원을 맡고서 이 사건을 ‘살인’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서를 검찰에 처음 제출했다. 가해자를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중의 여론도 커졌다. 여기에 아동학대 문제에 대해 남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봉욱 울산지검장의 적극적인 도움도 있었다.

봉 지검장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4년 9월 29일 시행)’을 만들 때 법무부 인권국장이었다. 아동학대에 남다른 인식과 관심을 가지고 있던 봉 지검장 덕분에 이 사건을 두고 전체 부장검사들과 검사장이 회의를 많이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게 어떻게 살인죄가 되느냐. 무리다’며 살인죄 기소를 반대하는 의견이 절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외국에 파견 나가 있는 검사들을 통해 영국, 미국의 판결을 구해 연구하고 회의를 거듭하며 살인죄가 확실하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저희 여성변호사회에서도 일본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사건의 판결을 구해 우리말로 번역한 후 울산지검을 거쳐 재판부에 제출했다. 외국의 판례를 살펴보면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 아동학대에 의한 사망을 ‘살인죄’로 기소하고, 이에 대해 재판부는 무기징역이나 25년형 이상의 엄한 형을 내리고 있다.

사건 가해자가 계모라는 점이 많이 부각되었는데, 이것이 재판에도 영향을 미쳤나.
그 이야기는 꼭 짚어줬으면 좋겠다. 가해자가 ‘계모’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계모를 괴물처럼 생각하지만 계모는 전체 아동학대 중 4%에 불과하다. 친모와 친부에 의한 아동학대가 83%에 달한다. 계모나 계부 중에는 자녀들에게 헌신적으로 사랑을 베푸는 경우가 더 많다. 한 의붓어머니가 자신이 자식을 낳으면 전처의 자식과 차별할까봐 불임수술까지 해가며 아이를 키우는 경우도 봤다.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인식의 문제다. 아이를 인격적으로 대한다면 함부로 때릴 수 없다. 아동학대 가해자들은 폭력의 대물림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몸에 체득한 대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상대적으로 만만한 아이들에게 화풀이를 한다. 또한 자신이 낳아서 키우고 있는 만큼 아이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를 잠시 거쳐가는 하나의 인격체이지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이 사실을 망각하면 함부로 때리거나 화를 내며 학대를 하게 되는 것이다.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무엇인가
시민들이 아동학대 정황을 접할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 아동학대 피해 아동의 전형적인 특징으로는 자주 멍이 들고, 골절이 생기고, 마르고, 자주 화상을 당하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집에서 식사를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식탐이 강한 경우도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 검찰, 법원,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관계 기관이 가해자를 엄히 처벌하고, 교육·치료·상담 등 가해자의 특성에 맞게 철저한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 아동을 확실하게 보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고, 부모와 격리해야 한다. 가해 부모에게 개선 의지가 없다면 친권을 일시 정지하거나 상실시켜서 정부 차원에서 피해 아동을 적극 보호해야 한다. 적극적인 신고를 기반으로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확실히 한다면 장기적으로 아동학대가 줄어들 것이다.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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