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납품 비리 들춰보니, '원전 마피아'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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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납품 비리 들춰보니, '원전 마피아'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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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7-11 10:46:08 | 수정 : 2013-02-04 15: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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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K팀 구성원 통째로 비리 연루, 골프접대-금덩이 상납 횡행

원전 마피아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었다.

은폐된 원전 내부 구조를 악용해 지위고하 막론하고 무감각하게 납품 비리를 저지른 47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울산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부장검사 김관정)는 10일 지난 3월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납품비리 수사에 착수한 결과 31명을 구속 기소하고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 가운데 임직원은 22명이다. 본사 직원은 경영관리본부 처장급 2명을 포함해 6명인 반면 고리·영광·월성 등 발전소에 근무하는 실무 팀장급이 16명이나 된다.

한수원 직원 7명을 상대로 수억 원대 금품을 살포한 K중공업대표 등 7명도 구속됐다. 고위 간부를 먹잇감으로 로비를 벌인 브로커 2명도 적발됐다.

소액 금품수수,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상납 등 비위 사실이 확인된 한수원 직원 12명도 기관 통보했다. 그야말로 비리 복마전이다.

검찰은 “업무의 보안성, 특수성으로 인하여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주요 국가기간시설인 원자력 발전소 관계자들의 금품수수, 입찰담합, 자재납품 편의제공 및 이를 둘러싼 로비스트와의 유착관계 등 구조적 비리를 확인한 수사”라고 이번 사건을 정리했다.

음료수 박스에 포장된 현금 본 시민제보로 수사 시작
작년 9월경 모 은행 주차장에서 불상자가 거액의 현금을 음료수 박스에 담아 포장하는 것을 본 울산 시민의 전화 제보로 수사가 시작됐다. 당청에 접수된 제보를 바탕으로 작년 3월 24일 한수원 상대 로비스트 Y씨를 구속하면서 수사가 본격화 됐다.

검찰은 유착관계가 특정 지역, 특정 발전소에 얽힌 문제가 아니라 전체 원전을 대상으로 이뤄진 사실을 확인하고 특수부 전 검사실을 투입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단순 금품수수 외에 베일에 가려있던 한수원과 관련된 비리의 전모가 백일하에 드러난 것으로 검찰은 자평하고 있다.

비리의 형태를 보면 가관이 아니다. K발전소 기술실 산하 기계팀의 경우 팀장 K를 포함 팀원 5명이 구속됐다. 전기팀, 계측제어팀도 각 2명씩 구속되는 등 팀 전체가 금품수수에 연루될 정도로 조직적인 비리가 드러났다.

작년 10월경 에는부산지검 동부지청의 고리2발전소 납품비리 수사 진행과정에서 조사를 받던 한수원 직원이 자살했음에도 계속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직원이 7명이나 적발될 정도로 뇌물을 받는게 눈꼽 만큼의 양심의 가책도 없었다.

골프가 접대 및 상납 수단으로 변질되었고, 금덩이를 통한 인사청탁도 있었다. 각 발전소에 근무하는 직원들 수명이 납품업체 관계자들로부터 골프채를 제공받았고 이들은 특정 모델을 언급하며 먼저 업체 관계자에게 요구했을 정도로 도덕적 불감증이 만연해 있었다.


J발전소 계측 제어팀 차장 L씨의 처는 남편의 승진을 위해 당시 발전소장의 처에게 금 1냥을 상납했다. 이러한 상납사례가 다수 확인되었다. 브로커 H씨 매년 고급리조트에서 일주일간 숙박예약과 골프부킹을 해둔 다음 한수원 간부를 부부동반으로 초대해 골프접대 로비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입건된 한수원 직원 23명의 총 수수금액은 약 22억2천7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수수금액은 약 9,870만 원에 달한다.

이번 수사에 대해 구본진 울산지검 차장검사는 “전자입찰제도를 유명무실하게 할 정도로 업체 간 담합이 성행했고 이를 한수원 직원이 방조했다”며 “아직 수사할 내용이 더 남아있다. 계좌 추적도 계속하고 있다. (납품관련 비리 연루자가) 앞으로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 비리 퇴출 쇄신안 발표
한편 한수원은 언론 지면에 게재한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통해 “납품 비리 사건으로 국민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안겨 드린 데 대하여 통렬히 반성하며 용서를 구한다”면서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새로 태어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10일 한수원 납품비리 수사 결과와 관련, 모든 간부 직원이 '청렴사직서'를 제출하고 비리가 적발되면 사유나 금액과 무관하게 즉시 해임시키는 쇄신안 등을 발표했다.

또한 원전 업무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원전 본부장을 사내외 공모를 통해 선임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토착 비리 척결을 위해 사규를 개정한다는 복안이다.

지경부도 이날 ▲원전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비리에 연루된 협력업체 최대 2년간 입찰 배제 ▲보직해임 중인 검찰 기소대상자 전원 신속 해임조치 등을 약속했다.


정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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