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미얀마 노동자, 단속 중 사망 '무혐의'…시민단체, "진상조사하라" 규탄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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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미얀마 노동자, 단속 중 사망 '무혐의'…시민단체, "진상조사하라"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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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07 13:41:36 | 수정 : 2018-11-07 16: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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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저유소 회재 때 이주노동자에 중실화 혐의 적용하더니 단속 사망은 무혐의?"
'살인 단속 규탄 및 미얀마 노동자 딴저테이 씨 사망사건 대책위원회'가 7일 오전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 단속을 무혐의처리한 경찰을 규탄했다. (뉴스한국)
"이주노동자도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해왔습니다. 억울하게 이렇게 죽을 수는 없습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올해 8월 22일 경기도 김포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딴저테이(26·남·미얀마) 씨가 법무부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의 집중 단속 과정에서 8m 아래로 추락해 뇌사에 빠진 후 9월 8일 숨졌다. 딴저테이 씨는 떠나는 길에 4명에게 장기기증을 하며 새로운 삶을 선사했다. 장기기증 소식이 미담으로 회자됐지만 그가 비극적 상황에 몰린 이유는 미심쩍다. '살인 단속 규탄 및 미얀마 노동자 딴저테이 씨 사망 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딴저테이 씨 사망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2013년 취업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딴저테이 씨는 올해 초 취업비자를 연장하지 못해 불법 체류자가 됐다. 8월 22일 낮 12시 5분께 식사를 하려던 딴저테이 씨는 식당으로 들어온 단속반을 피해 창문 밖으로 달아나던 중 건물 아래로 추락했다. 대책위는 "현장을 목격한 동료 이주노동자의 증언에 따르면 단속반이 창밖으로 달아나려는 딴저테이 씨의 다리를 붙잡아 중심을 잃고 지하로 추락했고, 긴급하게 구조활동을 하지 않고 단속에만 열을 올렸다"고 전했다.

7일 오전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우다야 라이(왼쪽)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과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경찰청에 항의 서한을 제출했다. (뉴스한국)
지난달 초 법무부는 탄저떼이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12시 8분께 식당 외부에 있던 법무부 직원이 추락한 미얀마인을 발견하고 즉시 119에 신고했고, 119구급대가 도착해 응급조치 후 지상으로 부상자를 끌어올리려 했으나 추락한 장소가 비좁아 시간이 지체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단속 과정에서 도주 사고 등 외국인의 안전사고에 대비하고자 창문 등에 단속 직원을 미리 배치했으나 탄저떼이 씨를 비롯한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단속직원의 제지를 밀쳐내고 창문으로 도주해 막을 수 없었던 상황이며, 이 과정에서 단속직원의 추격은 없었다"고 밝혔다.

대책위와 법무부의 입장이 크게 엇갈린 사이 지난달 말 경찰은 딴저테이 씨의 사망 사건에 범죄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마쳤다. 대책위는 "경찰의 수사 결과를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며, "인천출입국이 단속 과정을 촬영한 영상과 단속계획서 및 보고서 등 사망 경위 의혹을 해소할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단속반 신상을 공개하면 직무수행이 어려운 만큼 영상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달 11일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단속 당시 촬영된 영상을 살펴보면, 미얀마인도 다른 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단속 직원의 제지를 뚫고 창문을 뛰어 넘었고 1차적으로 창문과 공사장 사이 난간에 안전하게 착지하였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다만 다른 외국인들은 별다른 사고 없이 단속 현장을 벗어났으나 미얀마인은 착지한 곳에서 도주를 위해 또다시 맞은편으로 건너가려다 추락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과정에서 체포를 위한 법무부 직원의 강제력 행사 및 추격 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7일 오전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이 끝난 후 참석자들이 흰색 천에 탄저떼이 씨 사망을 추모하는 글과 단속을 규탄하는 글을 경찰청 입구 울타리에 묶었다. (뉴스한국)
대책위는 "경찰이 이 사건을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건 살인적인 단속을 계속해도 된다고 용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하며, "최근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에서 고의성 없이 풍등을 날린 단순 실수를 한 이주노동자에 중실화 혐의를 적용해 무리하게 책임을 물은 경찰이 단속으로 이주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에는 무혐의라니 이중잣대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철저한 진상규명과 단속 중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더 이상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폭력적인 단속 과정에서 허망한 죽음을 맞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선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단속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에 분개한다"며,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죽어도 되는 존재가 아니다"고 질타했다. 대책위는 "법무부가 인정한 것만으로도 지난 10년 동안 단속 과정에서 딴저테이 씨를 포함해 10명이 사망했고 77명이 부상했다"며,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낙인찍기와 탄압을 중단하고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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