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이 부여한 책임 방기했다” 1심, 박근혜 징역 24년·벌금 180억 선고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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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이 부여한 책임 방기했다” 1심, 박근혜 징역 24년·벌금 180억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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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06 16:01:36 | 수정 : 2018-04-06 17: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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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불출석 사유서 제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 원을 선고 받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서 바라본 전광판 모습이다. (뉴시스)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등 국정농단 사건을 심리한 법원이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원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이 벌금을 내지 않으면 법원은 그를 3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한다. 재판부는 국정농단 사태의 주된 책임이 박 전 대통령에게 있음을 명확하게 밝혔고, 그가 헌법이 부여한 책임을 방기한 점도 분명히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6일 오후 선고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혐의 18개 중 16개를 유죄로 인정하며 이 같이 선고했다. 지난해 4월 17일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긴 지 354일 만이다. 지난해 10월 16일 재판부가 구속기간을 연장한 이후부터 재판 출석을 거부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선고 공판에도 건강을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 권한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권한을 남용해 국정질서에 혼란을 가져왔고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 주된 책임은 헌법이 부여한 책임을 방기한 피고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0월 11일 재판관 8인 전원 만장일치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62) 씨와 공모해 대기업을 상대로 774억 원에 달하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의 직권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재단 출연금을 모은 이 사건은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난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재판부는 최 씨와 공모해 최 씨의 딸 정유라(22) 씨의 승마 지원비 등 명목으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뇌물로 받았거나 받기로 약속했던 돈 중 72억 9000여 만 원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롯데·SK그룹에 재단 출연금을 추가로 요구한 것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봤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 총액이 23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본다. 다만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후원금 16억여 원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 204억 원은 뇌물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돈을 매개로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법원은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와 단체에 정부 보조금을 배제하는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박 전 대통령이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지시하고, 여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들의 사직을 요구하고, 노태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국장(현 문체부 차관)의 사직을 강요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밖에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퇴진을 요구하고, 이상화 전 독일지점장을 KEB 하나은행 본부장으로 임명하게 하고,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시켜 청와대 기밀을 최 씨에게 유출한 혐의도 모두 유죄로 봤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국선변호인단은 법원의 선고 결과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철구 변호사는 선고 공판이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다른 판단을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언제 항소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박 전 대통령의 의사를 확인해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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