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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단체, "박선욱 간호사 자살 사건 경찰 내사 종결 납득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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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21 12:05:35 | 수정 : 2018-03-21 22: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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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움문화 있지만 가해 사실 없다? 고인 두 번 죽이는 것"
故 박선욱 간호사 자살 사건을 계기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정작 경찰은 박 간호사 죽음이 괴롭힘과 관련이 없다며 내사를 종결했다. '간호사연대'·'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경찰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던 박 간호사는 지난달 15일 서울 송파구의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이 병원에 입사한 지 6개월 만이다. 박 간호사의 죽음을 계기로 간호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태움문화'가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국회에서 '태움방지법'을 발의할 정도였다. 태움은 간호사들 사이에 상대방을 불에 타서 재가 될 정도로 혹독하게 괴롭히는 것을 이르는 은어다.

박 간호사가 사망한 후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태움' 미투 고발이 나온다. 괴롭힘 피해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리거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태움 피해 실태를 폭로하고, 태움을 극대화하는 기형적인 의료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신규 간호사들이 제대로 실무교육을 다 받기도 전에 독립적으로 한 사람의 몫을 해내야 하는 실태가 드러났다. 선임 간호사들 역시 과도한 업무를 하며 후배를 책임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태움을 정당하게 여기는 현장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간호사단체는 서울송파경찰서가 박 간호사의 죽음이 태움과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결론을 내리고 혐의없음으로 내사 종결한 것은 명백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찰 발표가 박 간호사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며, "유가족은 내사 종결을 동의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마치 유가족 동의하에 수사를 종결한 것처럼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이들에 따르면 유가족은 병원 쪽 진술에만 의존하는 경찰 수사가 미흡하다고 여겨 지속적으로 항의했고, 경찰 조사 결과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간호사단체는 "과연 경찰은 태움이 실체를 가지고 눈에 보이는 형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경찰은 도대체 어디에서 태움의 증거를 찾으려고 했던 것일까"라며, "태움이라는 표현은 추상적인 것 같지만 너무도 명확하다. 태움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학대다.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표출하는 파괴적인 감정, 방임 그에 상응하는 모든 괴롭힘은 교묘히 흔적을 남기지 않고도 일상에 파고들어 피해자의 영혼을 태워 한 줌의 재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간호사를 연료로 태워 사용하고 더 이상 탈 것이 없이 소진되면 폐기하고 마는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병원들이 간호사를 소모해온 양상"이라며,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시간과 비용 대비 효율을 끌어올려야 하니 동료와 후배를 채찍질하여 시스템이 돌아가게 하는 이른바 태움을 암묵적으로 용인해 온 배경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간호계는 태움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고통으로 몰아넣는 모든 행위가 바로 태움이며 이러한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태움을 정당화한다"며, "태움의 피해자였던 이들은 어느새 태움의 가해자가 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어떤 간호사도 이 악순환의 고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움은 없다고 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고 되물었다.

이와 함께 간호사단체는 "우리 사회가 이번에도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의 고통을 외면하고 가해를 밝힐 수 없다는 변명으로 넘어간다면 우리는 또다시 안타까운 죽음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서울아산병원이 진상규명을 하고 경찰과 검찰은 재수사하며 보건복지부는 간호인력 충원을 위해 법·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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